빗방울에 감정이 스며있으므로
빗방울에 감정이 스며있으므로w. 젤라또 간혹 그런 날이 있다. 예기치 못한 비가 가득 내리고 우산은 아무도 없는 날. 이럴 때면 수없이 내리는 빗방울이 야속하기만 하다. 처마 밑에 버티고 서있는 것도 한계가 있지. 툭툭 떨어지는 물이 신발 앞에서 터져 발목까지 튀는 바람에 이미 그 아래는 축축했다. 언제쯤 올까. 의미 없이 제 치맛단을 털고 있자니 한숨이 나왔다. 간만에 둘이서 외출하는 날이었는데 이리도 재수가 없을까. 카오스는 회색빛으로 침침하기만 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외출 동반자인 니키는 이미 우산을 찾아오겠다며 뛰어간 뒤였다. 자신은 사이보그이니 비에 젖는 것 따위는 아무렇지 않다나. 그러고도 한 10분은 지났으니, 아무리 그래도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찾으러 가봐야 하나. ..
2023.06.14